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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칼럼] 존경받은 스승, 그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 – 강창순 교수 영전에 바침

산경e뉴스 2025. 9. 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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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존경은 그 인물이 남긴 공백을 통해 성찰하고 개선해 나가는 데서 비롯"

[산경e뉴스] 원자력공학계의 원로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였던 강창순 전 원자력안전위원장의 타계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정윤 논설위원

생전에 그는 핵공학 한 분야에 평생을 바쳐 제자들을 가르쳤고 제자들로부터 ‘따뜻하고 자상한 스승’으로 기억되며 많은 존경을 받았다.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손꼽히는 수재로 불렸고 학문에 성실했던 그의 태도는 제자들에게 귀감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는 서울대에서 오랜 기간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초대 원자력안전위원장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맡기도 했다. 

제자들을 향한 애정과 진심은 그가 남긴 가장 뚜렷한 유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되돌아보며, 한 시대를 대표했던 학자로서, 원자력계의 책임자로서, 과연 그는 충분히 시대의 문제와 마주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학문적 업적이나 성과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제자 양성과 행정적 직책 수행에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학계에는 다양한 유형의 기여가 존재하지만 과연 제자들을 위한 헌신이 공공성을 위한 성찰과 책임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 논란이다. 

2011년 11월 11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지역 도로의 방사선 안전 논란이 일고 있던 당시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제일 먼저 도착,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원자력안전위원장 시절 그는 핵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 과정에 깊이 관여했고 그 와중에 “관악산에 폐기장 건설도 가능하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 발언은 단지 실언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핵의 위험성과 주민 수용성, 지역 사회와의 신뢰라는 본질을 기술자 중심 시각으로 단순화해버린 것이었다. 

이 장면은 그가 ‘원자력 안전’을 얼마나 좁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큰 문제는, 그가 배출한 제자들이 이후 한국 원자력계의 요직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오히려 구조적 폐해를 강화해 왔다는 점이다. 

강 교수의 ‘제자 사랑’은 결과적으로 서울대-카이스트-원자력연구원-한수원으로 이어지는 소수 엘리트 중심 독점적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이들은 서로 이익을 공유하며 외부 비판과 견제를 차단하는 ‘원자력 마피아’ 구조를 형성했다.

이러한 카르텔은 일방적인 주장만 옹호하며 원자력 기술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민주적 검증을 차단해 왔다. 

국민적 안전 불신이 지속되고 핵폐기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음에도 원자력계는 자신들만의 기술적 논리로 모든 것을 정당화하려 한다. 

출처 : 산경e뉴스(http://www.sk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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