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퇴임인터뷰] 양성배 전력거래소 부이사장 "봄, 가을 전력계통 안정문제가 가장 큰 고민"

산경e만난 사람들

by 산경e뉴스 2023. 11. 22. 10:03

본문

728x90

2011년 9.15 광역정전 당시 TV뉴스 단골손님...중장기 수급안정대책TF서 대책 마련 골몰
34년간 발전분야에서만 봉직..."재생e 별도시장 두고 지속가능 시그널 줘야" 정부정책 조언

[산경e뉴스] 전력거래소는 대한민국의 전력 시장과 전력 계통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전력 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과 전력 계통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001년에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부문을 경쟁 구조로 분할하면서 설립했다. 

지난 2011년 9.15 순환정전 사고를 겪으며 전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급증에 따른 경직성 기저전원(원전)과의 전력계통 안정화 문제로 그 어느때 보다 분주하다. 

분주하다는 표현보다는 직원들에게는 일분일초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양성배 전력거래소 부이사장이 20일 전남 나주혁신도시 소재 전력거래소 본사 북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만섭 기자)

아직 할 일이 더 남은 상황에서 임기를 마치게 된 전력계통 베테랑인 양성배 전력거래소 부이사장에게는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

퇴임을 앞둔 전력거래소 양성배 부이사장은 "봄, 가을 전력계통 안정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9년 2월 한전에 입사한 이래 34년간 발전분야에서만 일을 했다.  

곧 퇴임한다는 그를 꼭 만나보기 위해 편집 마감 하루전인 20일 나주 본사로 급히 내려갔다.  

그는 후임자가 제 날짜에 들어와 건실하게 일을 하도록 자리를 제 때 넘겨주는 일이 '천사(天事)'라며 웃었다.   

전력거래소는 전기사업법에 설립 근거를 둔 비영리 특수법인(사단법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한국전력이나 한국남동발전 같은 발전공기업과 결이 다른 조직이다. 

그는 지난 2001년 발전 분할 당시 이곳으로 일터를 잡았다. 대체로 이곳을 택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동료들에 비해 공심이 많은 이들이었다는 게 전력업계 사람들의 의견이다. 

비하인드 스토리지만 전력거래소는 지금도 여전히 직장보험 자격심사에서 낙제점을 받는 조직이다. 

다른 공기업에 비해 재직 또는 퇴직 후 질병 발명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전력거래소라는 조직의 일의 강도가 높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매스컴을 타며 전국적 스타로 떠오른 일이 있었다. 2011년 9.15 순환정전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전원계획팀장을 맡고 있었다. 순환정전과 관련, 언론은 그때 광역대정전이라고 쓰기도 했지만 정부는 순환정전으로 써 줄것을 요구했다. 

당시 전원계획팀장 보직을 맡고 있던 그는 정부 추진 중장기 수급안정 대책 TF에 참여하며 중장기 수급제도 개선, 안정화대책 수립 문제로 눈코뜰 새 없었다. TV 뉴스프로에 자주 등장했다.   

그 당시 전력거래소를 거의 매일 출입하며 오전 7시 출근, 밤 10시 퇴근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신조어가 자리잡던 때이기도 했다.          

전력거래소에서의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전원계획팀장 재직 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지원, 2015년 전력계획처장 재직 시 8차 기본계획 수립 지원, 2016년 기획처장 재직시 전력거래소 경영혁신을 위한 조직혁신계획 수립, 경영평가 D등급을 B등급으로 2단계 격상, 2019년 시장개발본부장 재직 시 전력시장 선진화 방안 수립, RPS 현물시장 및 수요관리시장 활성화 대책 수립, 2020년부터 전력계통본부장을 맡으며 동하계 외 봄가을철 전력수급 안정대책 수립, 원전 감발 및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기준 정립 시행에 이르기까지 그가 해온 일들은 전력거래소 기능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 생각하지만 사회적 수용성 문제나 출력의 변동성과 같은 개개의 전원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고려해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전은 입지 제한을 상당히 받고 수용성 문제 등 부지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같이 가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우리가 가야 할 에너지 정책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태양광, 풍력과 같이 기상에 의존하는 변동성 재생에너지가 많이 늘어나다 보니까 기상과 연계해서 이들 재생에너지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예측하는 게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기온 외 재생에너지 변동성 등 수요예측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만큼 충분한 예비력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수급관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국의 전력시장은 석탄화력, 가스복합발전 중심에서 무탄소 전원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데 비싸고 댓가를 주더라도 친환경저탄소 발전으로 가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재생에너지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별도의 시장을 만들어줘야 하고 정부는 이런 시장에 대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력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이데올로기 외 기술적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0여년 경험에 의한 당연한 지론이다.

재생에너지 간헐성 인프라 확충이 바탕이 돼야 하며 이를 전문가 집단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력산업 구조가 중앙집중형 구조에서 분산형 전원 구조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데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재생에너지를 실어나를 송전선로 확충에는 실패했다고 진단한 그는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충분히 납득은 간다고 설명했다. 

어떻든 국민수용성에 안맞고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가 남아 있는 한 결국 수요자 공급 중심의 분산형 전원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탄소중립목표 달성,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수요에 대응한 공급력 확충도 필요하지만 소비자 측면의 수요관리 정책도 매우 중요한 사안인 것 같다"며 "과거처럼 대용량 발전소 건설을 통한 공급위주의 정책으로 가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전력수요와 공급상황을 알리고 필요시에는 소비절감 즉 국민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현명한 수급관리 정책"이라고 밝혔다.

양성배(오른쪽)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전력거래소 북카페에서 이만섭 본지 편집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예전에는 동하계 전력피크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봄,가을 전력계통 문제로 고민"이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

재생에너지가 가장 효율이 좋은 봄,가을 원전과 계통충돌 문제로 정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서이다. 

전력이 넘치면 재생에너지를 감발하던지, 원전을 감발해야 하는데 둘 다 경직성 전원이다보니 감발이 쉽지 않아 사전에 충분한 예측과 대응을 해야 함을 안다.  


출처 : 산경e뉴스(http://www.skenews.kr)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