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리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무력화
산업부 한전 적자 원인 들어 석탄화력 가동축소 탄력적 운영
[산경e뉴스] 작년에 비해 대기질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 윤석열 정부 들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 여러 원인들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산업위 소속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중 초미세먼지 농도’ 자료에 따르면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운영 기간 동안 ‘나쁨’인 날은 11.1%(2일) 늘고 ‘좋음’인 날은 22.5%(9일) 줄어들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 2019년 이후 대기질은 꾸준히 좋아졌으나 이번 4차 기간 중에는 오히려 나빠진 것이다 .

정부는 2018년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2019년부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가 특히 심화되는 매년 12월 1일부터 다음해 3월 31일까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관계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에게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른 21개 과제 중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석탄발전 가동 축소’다.
하지만 산업부는 한전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석탄화력발전 가동 축소는 석탄발전 가동정지, 상한제약 등을 통해 석탄발전으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조절하려는 것이다.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에 따라 공공 석탄발전 53기 중 8~14기 가동정지, 최대 44기의 상한제약이 추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산업부는 한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상한제약을 유연하게 하고 미세먼지 배출수준은 전년 수준으로만 감축하는 등 석탄발전 가동 축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나섰다.
연료 가격이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석탄발전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전은 2022년 연말 기준 약 34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연료비 폭등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연료비가 급등했지만 생산원가가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전력시장 구조에서 적자를 보면서 전기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때는 시행 전과 비교하여 약 47%(8932GWh) 정도의 석탄발전소 가동을 감축했으나 제4차 때는 약 32%(6021GWh)를 감축하는데 그쳤다. <표1>
1차~3차 운영기간 동안 대기질이 지속적으로 좋아졌으나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에는 대기질의 ‘나쁨’ 일수는 전년에 비해 오히려 2일(11.1%) 늘어났고 ‘좋음’ 일수는 9일 (22.5%) 줄어들었다. <표2>
기후위기로 인해 이상기온과 바람의 세기도 줄어드는 등 대기환경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이행 조건으로는 대기질을 이전처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좀 더 강화하고 확대해야 한다.